앞다퉈 허물을 벗고 나와 요란하게 여름을 노래하던 매미들은 죄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허물 잔뜩 짊어진 나무둥치가 짧은 생애만큼 치열했던 매미들의 여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매미 이 녀석들, 제 허물을 왜 애먼 나무둥치에 남겨놨담?
우리는 제 허물을 남에게 미루지 말자.
잘못이나 모자람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자신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더 만들지 않으며, 만회하기 위해 애써야 마땅하다.
남의 허물을 입에 올리는 것 또한 곧 자신의 허물을 들추는 것이며, 누워서 침을 뱉는 것이나 진배없을 터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