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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나는 원래 불교와 매우 가까운 사람"

몽당연필62 2008. 9. 9. 11:22

이명박 대통령은 9월 5일 ‘종교 편향’ 논란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과 관련, “오해가 풀리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서로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김형오 국회의장,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과 만찬을 하면서 “나는 원래 불교와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 불교계에 친구도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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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독실한 크리스천인줄 알았는데 '원래 불교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었다니 뜻밖이다.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하고, 부산에서 기독교인들이 모여 '사찰아 무너져라!' 하고 기도할 때 축하 메시지도 보내고 하던 분인데 불교계에 친구도 많단다.

하긴 뭐 따져보면 우리나라에 원래 불교와 가깝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온 지 1600년이 넘고, 삼국과 고려가 불교의 나라였으며, 불교가 배척당하던 조선시대에도 임진왜란을 비롯한 전쟁에서 목숨 바친 승군들이 부지기수였으니...

게다가 가톨릭이 들어온 지 200년 남짓, 개신교가 들어온지 겨우 100여 년, 사정이 이러하니 대통령의 집안 내력을 알 수는 없으나 '원래' 불교와 매우 가까운 사람이라는 말을 믿지 못할 까닭이 없다. 또 불교계에 '친구'가 많다는 것도 좋게 생각할 일이지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니 원래 가깝고 친구 많은 불교계와 부디 잘 지내시기를...

그런데!! 

대통령께는 오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오해가 풀리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서로 통하게 될 것”이라는데, 그 오해라는 도대체 무엇인지... 혹시 불교계가 '이명박 대통령은 불교계와 원래 가깝지는 않은 사이'라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인지...?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