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익을 무렵 봄이 끝나가면서 햇살이 까끄라기만큼이나 따갑다. 덩달아 보리는 망종(芒種)을 앞두고 제법 누른빛을 띤다. 매서운 겨울을 이기고 자란 당당함인지 무모함인지, 익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보리. 어려서 이맘때 쯤 마늘종을 뽑던 아버지는 문득 보리 모개를 한 줌 분지르셨다. 풋내 나는 이삭을 마른 .. 사진 그리고 단상 200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