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블로거

블로거 동명이인 어찌하오리까

몽당연필62 2008. 4. 8. 15:37

사람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평생 불릴 이름에는 당연히 좋은 의미가 담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름은 자신이 직접 짓는 것이 불가능하고(나중에 개명하는 경우는 제외) 대개는 부모가 지어준 것을 쓰게 된다. 게다가 좋은 이름을 먼저 지었다고 해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이름을 짓지 못하게 할 수도 없으니,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이름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 세계의 동명이인

2006년 조선일보가 대법원에 의뢰해 뽑은 자료에 따르면 1945년 출생자의 경우 남자는 '영수'가 835명, 여자는 '영자'가 9,298명이라고 한다. 30년 뒤인 1975년 출생자들은 '정훈'(2,286명)과 '미영'(9,129명)이 가장 흔한 남녀 이름이었다. 여기서 다시 30년이 흐른 2005년 출생자들은 부모가 '민준'(2,046명)과 '서연'(3,006명)이라는 남녀 이름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직접 짓고 있다. 호적 이름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그것이다. '몽당연필'이라는 닉네임도 내가 직접 지었는데, pc통신 천리안 시절 채팅 대화명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회사 웹사이트는 물론 각종 카페 등을 거쳐 다음 블로그에 이르렀으니, 10년 넘게 사용해 온 또 하나의 소중한 내 이름인 셈이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이라고 해서 동명이인이 없겠는가. 블로그에서도 최근 심심치 않게 내가 아닌 몽당연필 님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한 몽당연필 님은 지난 3월부터 맹렬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듯한데, 급기야 얼마 전에는 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블로거가 "댓글을 달고 보니 다른 사람이더라" 라는 글까지 남겨주었다.

 -------------------------------------------------------------------------------------------

-------------------------------------------------------------------------------------------

마침 이번에 그 몽당연필 님께서 우주인 이소연 씨 관련 포스트로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기에 나도 방문해서 "동명이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 하고 인사를 남겨놓았다. 같은 이름에 대한 반가움도 있었지만 어색함 또한 있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동명이인 블로거도 얼마나 많을는지

사실 사이버 동명이인이 새삼스러운 문제는 아니다.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엉뚱한 사람의 미니홈피가 융단폭격을 당한 예가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일부 개인 홈페이지의 경우 동일한 닉네임을 사용할 수 없도록 가입 단계에서 중복체크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그렇다고 포털사이트에서 '동닉' 사용을 금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포털은 불특정 다수가 출입할 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서 닉네임이 아닌 실명을 사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몽당연필 VS 몽당연필 VS 몽당연필... 다음 블로그에는 몇 명의 몽당연필이 있는 것일까.

 

동명이인 블로거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음 블로그에는 몽당연필이라는 닉 네임을 사용하는 블로거가 몇 명이나 있을까' 하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혹시 다음 메인화면이나 블로거뉴스 홈에서 검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았는데, 아쉽게도 블로거 닉네임 검색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았다(혹시 내가 검색 방법을 모르고 있을 수도... 동명이인 블로거 검색 방법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다음 블로거기자만도 6만 3천명이다. 이 가운데는 '동명이인 블로거'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도중에 관리 모드에서 닉네임을 수시로 변경할 수도 있지만, 특정한 이름으로 이미 다른 블로거들에게 널리 인식된 경우 그 닉네임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처음 블로그를 개설할 때 URL 중복체크를 하듯이 '블로거 동명이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동명이인이 있음에도 블로그에서 그 닉네임을 사용하겠다면 사용하는 것이고(특히 실명을 닉네임으로 사용하는 경우), 이미 누군가가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은 피하고 싶다면 다른 닉네임을 만들 수도 있을 터이니 말이다. 어쨌든 블로그를 만들어 활동하고 계시는 여러 '몽당연필' 님들의 건승을 기원하는 바이다.

 

/몽당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