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단상

부모님

몽당연필62 2021. 4. 26. 15:49


사실 부모님 원망 적잖이 했다.
하필 이 깡촌 무지렁이인가,
이웃들 앞다퉈 대처로 떴는데
뭐 있다고 궁벽한 두메를 지키고 사나....

그러다 어느 순간 철이 들었다.
내가 그냥 큰 게 아니구나,
당신들의 몸과 영혼을 양분 삼아
뼈와 살이 자라고 얼간이를 면했구나....

자신의 씨앗을 보듬어 싹 틔운 고목을 본다.
심재(心材)는 이미 썩어 거름이다.
어머니도 나를 저렇게 품어 키우셨겠지.
아버지도 스스로를 거름으로 내놓으셨겠지....

/몽당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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